종교

[송준석 칼럼] 코로나와 인간관계

중앙일보 0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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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한 해가 저물었다. 한 해 동안 코로나 사태로 인해 사회의 모든 분야가 영향을 받았고, 교육 분야도 예외가 아니었다. 2020년 봄학기에는 대다수의 대학이 대면 수업을 중단하여 많은 학생이 처음으로 온라인 수업을 경험했다. 그리고 가을학기에는 처음부터 온라인 수업을 했던 대학들도 있었고, 학기가 마무리될 때까지 대면 수업을 진행했던 대학들도 있었다. 물론 대면 수업을 진행했다가 중간에 학생들을 집으로 보내고 온라인으로 전환한 대학도 상당수이다.

감사하게도 필자가 재직하고 있는 대학에서는 가을학기 내내 대면 수업을 진행할 수 있었고, 별 무리 없이 학기를 마무리했다. 학기가 시작할 때에는 과연 학생들이 마스크 착용을 버텨낼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해보았지만, 이렇게 잘 해낸 모습을 보니 안쓰럽기도 하고 자랑스럽기도 하다. 학생들이 열심히 마스크를 쓴 동기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대다수의 학생이 대면 수업을 유지하고 싶은 마음에 마스크를 계속 착용했다고 한다. 온라인으로 배우는 것에 대한 장단점이 있지만, 봄학기에 집에서 수업을 들어보니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너무 어려웠다는 것이다. 수업 내용은 크게 변한 것이 없지만, 서로를 돕고 서로에게 동기부여를 제공하는 것이 온라인으로는 제한적이었다는 평가다. 관계의 시간이 별로 없다 보니 배움도 줄고 대학생활에 대한 만족감도 급격히 떨어져 가을에는 마스크를 내내 쓰더라도 대면 수업을 듣고자 하는 마음이 강했던 것이다.

하버드(Harvard) 대학은 1938년에 대학교 2학년이었던 268명의 학생들의 인생을 추적하기 시작하여 지난 80년간 삶의 어떤 부분이 건강과 행복에 대해 영향을 미치는지에 조사를 해왔다. 현재 이 성인발달(adult development) 연구를 이끌고 있는 하버드 의과대학의 로버트 월딩어(Robert Waldinger) 교수는 50세에 관계에 대한 만족이 가장 높은 사람들이 80세에 가장 건강함을 발견했음을 언급하였다. 또한 친밀한 관계가 부와 명예보다 사람의 행복에 더 큰 영향을 미침이 이 연구로 규명되기도 했다. 그리고 이젠 더 많은 사람이 코로나 사태로 인해 관계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직접 경험하게 되었다. 우리가 아무리 좋은 환경에서 풍족하게 살더라도 다른 사람들과의 친밀한 교제 없이는 삶의 행복을 찾지 못함을 우리는 다시 한번 깨닫게 된 것이다.

사람에게 관계가 중요한 이유는 하나님께서 그렇게 계획하셨기 때문이다 (엡 3:10). 그리하여 우리는 성도 간의 교제를 통해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경험하고,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 때로는 책망도 경험한다. 이를 통해 신자는 그리스도를 더 닮아가게 되며, 세상은 이를 통해 하나님을 보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기독교 교육에서는 학생들이 지식을 습득하는 것 외에도 관계에 대해 배울 수 있도록 가르친다. 동료 학생, 교수 등 여러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어떻게 하면 하나님을 기쁘게 하고 그 관계를 통해 우리가 받은 은혜와 사랑이 드러날 수 있는지 돌아보며 연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코로나로 인해 삶에서 무엇이 정말 중요한지 돌아볼 기회가 우리 모두에게 생겼다. 직접 만나지 못하고, 함께 웃고 울을 수 없는 현 사태에 대해 안타까워하는 독자가 대다수 일 것이다. 이러한 관계의 소중함을 이제 우리가 더 잘 알고 경험했기에 다음 세대도 이것을 중히 여기고 관계에 대해 더 배울 수 있도록 어른들이 힘써야 할 것이다. 코로나 때문에 환경이 제약되어 있지만, 그러한 상황 속에서도 나 자신보다 다른 이들을 먼저 생각하고 관계를 우선시하는 다음 세대가 되기를 기대하는 바이다. 이러할 때 그들이 미래에 더 행복한 것은 물론이요 하나님의 충실한 일꾼으로 잘 준비되리라 믿는다.

“그러므로 그리스도 안에 무슨 권면이나 사랑의 무슨 위로나 성령의 무슨 교제나 긍휼이나 자비가 있거든 마음을 같이하여 같은 사랑을 가지고 뜻을 합하며 한마음을 품어 아무 일에든지 다툼이나 허영으로 하지 말고 오직 겸손한 마음으로 각각 자기보다 남을 낫게 여기고 각각 자기 일을 돌볼뿐더러 또한 각각 다른 사람들의 일을 돌보아 나의 기쁨을 충만하게 하라(빌 2:1-4).”

필자 소개: 송준석 교수(tsong@jbu.edu)는 University of Texas at Austin (UT-Austin)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받고 2012년부터 John Brown University (JBU)에서 전기공학과(Electrical Engineering)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UT-Austin에서 Texas Exes Teaching Award (2012)를 받았으며 JBU에서는 Faculty Excellence Award (2018)를 받았다. Southwestern Baptist Theological Seminary에서 신학연구석사(Master of Theological Studies) 학위를 받고 현재 목회학석사(M.Div.) 과정에 재학 중이며 지역교회에서는 장로로서 대학부를 섬기고 있다. 송준석 교수의 예전 칼럼들은 www.NextGenChristianEd.com을 통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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