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목회칼럼] 뉴 노멀(New Normal) 시대의 권력 해체

중앙일보 0 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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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노멀(New Normal)’이라는 단어를 유행시킨 사람은 세계 최대 채권 운용 회사인 ‘핌코’의 CEO, ‘무함마드 앨 에리언’이 그의 베스트 셀러 ‘새로운 부의 탄생(2008)’에서 이 단어를 사용한 데서 비롯됐다. 2000년대 초 예측할 수 없는 버블경제의 붕괴는 이전의 경제지표와 표준을 모두 무너뜨렸고 좀처럼 회복되지 않았다. 게다가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기준이 일상화된 것을 설명하는 폭넓은 의미의 용어가 되어 버렸다.

그로부터 정확히 한 세대가 가기 전에 ‘뉴 노멀’ 현상은 전 지구적인 사건이 되어 버렸다. 물론 최근의 일들은 Covin-19이지만 그 이전에도 전쟁, 환경(기후) 그리고 질병 등은 인류의 역사와 문화를 전혀 다른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시키는 결정적 요인이었다. 그중에서도 감염병은 사회체제와 국가 권력을 재편하는 사건임을 동시대에 사는 모든 인류가 체감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불과 수 개월 전에 발생한 팬데믹 현상은 전 지구적인 사건으로 확산되었으며, 선진국과 후진국의 구분을 가리지 않았으며, 모든 국가와 사회체제를 구조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분열에서 화합의 명제가 갈수록 탈세계화로 변화될 것이며 보다 분열적이고 독립적인 사회경제 체제가 가속화될 것으로 충분히 예상되기 때문이다.

수천 년 인류 역사의 혁명적 변화는 기준(standard point)을 어디서 잡느냐가 주요 이슈였다. 즉, ‘새로운 시대가 새 기준을 만든 것이 아니라 새로운 기준이 새 시대와 세대를 태동시켰다는 의미다. 역사적으로 인류의 변화를 획기적으로 가져온 많은 사건 중 유럽의 페스트(흑사병)는 유럽의 인구감소로 인해서 땅만 차지하고 있었던 봉건 영주들이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은 그리 많지 않았다. 땅이 있어도 농사지을 노동력이 없었기 때문이었고, 이로 인해 권력의 이동은 점차 농민들과 사회 저변으로 분산될 수밖에 없었다. 이는 종국적으로 총칼 없이 유럽의 사회체제를 뒤집어 놓은 주요 사건이기도 하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최단 시간에 모든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순식간에 인간들을 강제휴가 조치했으며, 교통으로 몸살하고 있었던 세계의 대도시들을 그 흔한 교통 딱지 하나 끊지 않고 며칠씩 차 없고 매연 없는 도시, 친환경 도시로 만들어버렸다. 지금까지 어떠한 법적 조치로도 불가능했던 일이었다. 심지어 컴맹 세대를 단숨에 IT 세대로 변화시킨 주역이기도 하다.
 

한결같이 전문가들은 이전의 과거로는 더 이상 복귀하기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한다. 그야말로 ‘뉴 노멀’의 시대다. “몸은 멀리, 마음은 가깝게”라는 신조어는 이제 교회뿐만 아니라 공공건물이나 식당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구호(?)쯤으로 되었다. ‘뉴 노멀 사피엔스(new normal sapience, 필자 주, 뉴 노멀 인류)로 살아가야 한다. 그러나 이쯤 되면 기성 교단과 교회는 직간접적으로 시험대에 올라와 있음을 자각해야 한다.


특히, 교회 권력의 회복이 다시 하나님 앞으로 전환될 수 있느냐 하는 문제가 제기되어야 한다. 온라인의 가상 공간은 그간 교회와(성당포함) 권력의 구조를 해체하고 재창조하는 역할까지 감행하고 있음을 부인하지 못한다. 유교적 배경을 가진 한국 교회의 제왕적 계급 시스템은 오프라인에서 직접 대면하고 목소리를 들으면서 생기는 권위(power)를 하나님으로부터 찬탈해 왔다. 하나님의 권위보다는 인간의 제왕적 권력을, 복음보다는 인간 철학이 성행했던 이유다.

그러나 대면 공간에서 발생한 휴머니즘의 리더십이 가상공간으로 이동하면서 그동안 유지했던 리더십과 공동체적 연대감 형성은 여지없이 실패로 드러나고 있다.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이동하면서 그동안 우려해 온 교회의 본질에 대해서 고민해야 할 때다. 예배 출석 인원은 절반 이하며, 헌금의 대폭 감소, 주일 성수 개념 모호, 공예배 개념의 부재가 동시에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실 지금까지의 교회의 고립성과 반사회적 비윤리성은 더 이상 자정의 능력이 없어진 지 오래다.

이제 전 세계의 교회가 뉴 노멀(New Normal) 시대에 던져진 숙제에 답을 해야 할 때다. 21세기 현대 교회는 전환적 시대에 역동적으로 반응할 수 있어야 한다. 인간중심의 계급과 위계 시스템으로는 더 이상 감당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분별의 영으로 개방된 네트워크를 신속히 구축해야 하며 그리스도 안에서 역동적으로 복음의 메타 가치를 선포하지 않는다면 교회는 스스로 자멸할 것임이 분명하다(계2:5, 11, 26).

패러다임 쉬프트(paradigm shift-사고의 전환)는 뉴 노멀 시대에 새로운 개념의 교회를 요청하고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하나님의 시선으로 본질을 회복하는 데 있다. 인간의 만족감으로 유지해왔던 교회가 세대를 초월하고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성도들의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추구하고 하나님의 선하고 기뻐하고 온전한 뜻이 무엇인지 분별할 것에 대한 답을 요구하고 있다(롬 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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