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결혼칼럼] 아들 결혼이 마지막 소원인 아버지...쓰러지시다

중앙일보 0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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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은 우울한 소식으로 시작했다. 카톡방으로 전해진 부고.

회원의 아버님이 영면하셨다는 소식이었다. 황급히 어머님에게 전화를 거니 갑자기 계단에서 넘어지신 후 결국 돌아가셨다는 것이다.

한 달 전쯤 워싱턴 거주 78년생 남성의 이성친구를 찾는다는 영상을 올렸었다. 그 남성의 아버님은 아들 결혼이 인생의 마지막 소원이라고 했다.

정말 절실한 그 말이 마음 속 깊이 와닿았고, 계속 귓가에 맴돈다. 내 기억 속에 그런 분들이 몇분 계시다. 


아버님이 급하게 서두르셔서 내부적으로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쳐 결과는 어떨지 모르지만, 아버지 뜻에 맞게 만날 여성을 찾았다. 1회 만남 비용이 50불인데, 아버님은 입금하러 직접 은행에 가셨다고 한다.

보통은 인터넷 송금을 하는데, 인터넷에 서툴렀던 8순 아버님은 직접 송금을 한 후 매니저에게 전화를 했다. 매니저는 그 때 아버님의 기쁨에 찬 목소리가 아직 생생하다고 했다.

젊은 날 이민을 와서 열심히 살았던 아버님은 한 분야에서 성공했고, 아들을 멋지게 잘 키워냈다. 아들이 가정을 이루고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그렇게 보고 싶어했는데, 모든 걸 다 해내신 분이 인생의 마지막 소명인 아들의 결혼은 결국 보지 못했다. 인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아들을 위해 노력하다 가셨다.

아버님의 그 간절했던 마음을 나와 매니저는 아마 오랫동안 갖고 갈 것 같다.

결혼을 앞둔 세대, 또 결혼을 미루는 세대가 알았으면 한다. 부모님의 마지막 소원은 자녀가 좋은 배우자를 만나는 것이다. 하지만 공감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혼자 사는 데 편리한 세상이다. 또 내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배우자를 만날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건강하고, 자신도 있고, 지금 내가 하는 일을 잘 마무리하고 좀 더 잘되고, 성공한 후에 결혼하자고 생각한다. 또는 여러 가지 이유로 배우자 만나는 일을 소홀히 한다.

그런 상황과 마음은 충분히 이해가 된다. 그러나 29년 동안 정말 많은 분들의 만남과 헤어짐을 지켜보면서 “결국 인생은 돌려막기”라는 생각을 한다.

배우자를 만나야 하는 이 시기에 포기하거나 소홀하면 세월이 지난 후 그 몇 배의 아쉬움과 후회가 남고, 그 몇십 배의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 과정을 부보님은 잘 알고 있고, 그래서 인생이라는 전쟁터에서 평생 당당하게 투쟁하던 그 아버님도 마지막으로 아들의 결혼을 위해 가장 큰 투쟁을 한 것이다.

그 모습을 오래 기억하며, 아들의 좋은 만남에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결혼안한 싱글 남녀들이 진지하게 생각해 보라고 슬픈 소식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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